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KF-X(한국형 전투기)에서 발사된 고속 미사일로 요격하는 개념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KF-X(한국형 전투기)에서 발사된 고속 미사일로 요격하는 개념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군 당국이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를 개발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상승 단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면 미사일 파편이 북한 지역에 떨어질 가능성이 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군 당국은 중장기적으로는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로 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를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KF-X(한국형 전투기) 등에서 발사돼 상승 단계의 북 미사일을 잡는 요격탄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 중”이라며 “미국과의 공동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국산 중고도 무인기 등 북 미사일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무인정찰기가 미사일 발사를 탐지한 직후 해당 정보를 KF-X에 전달하면 KF-X가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북 미사일을 격추한다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북 미사일 상승 단계 요격용 고속 요격체(미사일).  KF-X(한국형 전투기)에 장착된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북 미사일 상승 단계 요격용 고속 요격체(미사일). KF-X(한국형 전투기)에 장착된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군 당국은 내년쯤부터 국산 중고도 무인기를 도입하고 오는 2026년까지 KF-X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국산 요격무기 체계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웹사이트에 상승 단계 요격 개념도와 가늘고 긴 형태의 고속 요격탄을 공개했다.

현재 한·미 미사일 방어망은 한국군의 패트리엇 PAC-3 및 국산 천궁2 미사일,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PAC-3 및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미사일 등으로 이뤄져 있다. 모두 북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기 직전 마지막(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들이다. 하지만 요격에 허락된 시간이 짧아 실패 가능성이 있고, 요격에 성공한다 해도 파편이 우리 영토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미사일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돼 왔지만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특히 미국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고 레이저 등 상승 단계 요격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한·미 공동 개발도 추진 중이다. 군 소식통은 “지난해 미측에 상승 단계 요격무기 공동 개발 의사를 타진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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