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위해 평양 김일성광장에 대규모 인파를 집합시킨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13일 오전 10시43분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김일성광장에는 대규모 인파가 만들어낸 붉은색 물결이 가득차 있다. 김일성광장은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곳으로 주민들은 열병식을 한 달 정도 앞둔 시점부터 주말마다 광장에 모여 빨간색 수술, 꽃 등으로 붉은 물결을 만들어 왔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은 올해 10월 10일이다.
이번에 위성에 포착된 주민들은 김일성광장 단상 앞쪽에 모였고, 단상 앞 도로 북쪽에도 별도의 대열을 이뤘다. 규모는 지난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정보 당국은 당시 열병식에 동원된 북한 군인과 평양 주민을 약 15만명으로 추산했다.
또 김일성광장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열병식 훈련장에서도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루고 차량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 이날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병력들은 정사각형 형태로 대열 30개를 이뤘으며 이는 4500~9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공조 하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군사정보 사안에 대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당시 사진에는 김일성광장을 본뜬 미림비행장 내 구역에 병력 수천 명이 집결했고 북서쪽 주차장에는 군용 차량 수백 대가 대열을 갖춰 주차돼 있는 모습이 찍혔다.
올해 열병식 리허설은 과거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됐다. 지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리허설은 그해 5월부터 진행됐다. 38노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조치 혹은 태풍, 폭우 등 악천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