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를 “너무 사랑해서 팔 수 없는 집”처럼 여긴다고 비유한 것으로 9일(현지 시각)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비핵화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은 이날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작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18차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고, 오는 15일 발간될 예정이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핵무기의 관계를 부동산에 비유하면서 “어떤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다. 그들은 이것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핵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미·북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북한과 전쟁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회상하면서 우드워드에게 “나는 이전에 이 나라에서 아무도 갖지 못한 핵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당신이 보거나 듣지 못했던 물건이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에 결코 듣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한 비밀 핵무기도 개발했다는 것이다. 우드워드는 익명의 인사들로부터 미군이 비밀리에 새로운 무기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자세한 정보는 얻지는 못했다고 썼다.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주고받은 27통의 친서를 확보했으며, 이 중 25통은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이 없는 편지라고 했다. 김정은은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Excellency)’라고 깎듯이 부르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판타지 영화” “마법의 힘” 등으로 언급하는 아첨을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