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김정은, 통치 스트레스에 정책실패 책임 나누려 단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국정 운영의 권한 일부를 이양하는 등 '위임 통치'에 들어갔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다. 분야별로 권한을 나눠 맡기는 방식으로, 김여정은 대남·대미 전략을 맡았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김여정이 김정은의 위임을 받아 군 총참모부에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면서 김정은의 위임 통치는 "통치 스트레스 경감, 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 분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이 전했다. 김정은이 9년간 북한을 철권 통치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였고, 정책 실패 때 인민들의 불만을 혼자 떠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위임 통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정은 건강과 관련해서는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이는) 국정원이 실질적인 첩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여야 정보위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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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여정. /조선중앙통신·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보위 미래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브리핑에서 "후계자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김여정이 사실상 북한의 이인자"라면서 "김정은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여정은 대남·대미 전략을 총괄하면서 관련 보고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김여정이 부분적으로 총괄 업무를 하고 있지만 결정권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당과 군의 보고를 김여정이 중간에서 취합해 김정은에게 보고하고,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지면 각 기관에 하달하는 식이란 것이다.

국정원은 경제·군사 분야에서도 부분적인 권한 이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경 제는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가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것이다. 군사 분야는 최부일 당 군정지도부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이 중심축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시인했다. 북한이 경제발전 전략 실패를 자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1/20200821001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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