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월 깜짝쇼 없다는 말"… 文정부 對北구상도 차질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재선된다면) 북한과 아주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대선 이전엔 북한과 협상할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다. 공개적으로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며 외교력을 집중해온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내가 (11월 대선에서 패배해) 대통령이 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만약 이긴다면 이란과 아주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면서 '대선 후 대북 협상' 얘기를 꺼냈다. 그는 "내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미국)는 지금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 "모두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지만 정반대였다"는 기존 발언도 되풀이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밝혔다는 점보다 그 시기를 '대선 이후'로 잡았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에 뭘 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옥토버 서프라이즈' (10월의 깜짝쇼)는 없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2주 뒤(6월 30일) 열린 한·EU(유럽연합)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후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미·북 정상회담과 같은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벌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4일 문 대통령을 겨냥한 듯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며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10월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던 우리 정부의 기대와 어긋나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미·북 간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0/2020081000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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