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소식통 "주민들 위기감 번져"
 

대북 제재와 코로나 봉쇄 조치 장기화로 북한 경제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탈북자가 다시 늘고 평양 주변에서도 돈을 구걸하는 어린 꽃제비들이 출몰하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대로 가면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굶주리는 날이 올 것"이란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북한 소식통은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평양의 관문역인 간리역에 꽃제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이들이 끼리끼리 몰려 다니면서 구걸하거나 도적질을 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간리역에는 단속에 걸린 사람들을 임시 수용해 노역을 시키는 집결소가 있는데 여기서 출소한 꽃제비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역 주변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코로나 때문에 북한 내부 이동이 제한됐지만 경제난에 식량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이를 무시한 채 무리 지어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평양의 일부 여대생은 평양역과 간리역 주변에서 매춘 행위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와 같은 사회적 무질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평양의 가구마다 햇감자를 10~30㎏씩 배급했지만 식량난 해소에는 역부족으로 알려졌다.

7월 들어 코로나 봉쇄 수위가 다시 높아지면서 평양의 백화점에선 수입 상품이 고갈되고 장마당도 상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약품이 없어 폐업하는 약국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목숨을 건 탈북도 재개되고 있다. 탈북 브로커 A씨는 "코로나 봉쇄 속에서도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올해 북한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 사태에 이어 수해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을 겪고 있다"며 "외부 도움이 없으면 올해 말 최악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4/20200804001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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