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이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탈북민 신변 보호를 맡고 있던 이 경찰은 직무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정부 표창까지 받았지만, 자신의 직위를 악용해 1년이 넘도록 해당 여성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해당 경찰 상사 등에게 알렸지만, “사선을 넘어서 도착한 자유대한에서 후회없이 살려면 잊어야 한다”며 “정식으로 고소장을 내거나 잊어버리는 게 낫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 /조선일보DB
서울 서초경찰서 /조선일보DB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굿로이어스의 전수미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보안계 소속 A경위는 2016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19개월간 피해자를 총 12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경위는 당시 탈북자의 신변보호담당관으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관련 직무를 수행했다. 2016년에는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생활 속 작은 영웅’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했고 성폭행을 가한 것이다.

피해자 측은 2018년 3월 서초경찰서 측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당시 서초경찰서는 “A경위가 관련 내용을 말하지 않아 사실을 알 수 없다” “피해자가 진정서를 접수하지 않아 감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조사를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1월 말에 피해자가 피해 관련 상담을 한 건 맞지만, 진정서나 형사고발 등은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선 지난 6월 A경위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

전 변호사는 “28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 강간, 유사강간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A경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피해자는 여러 차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한 최근에서야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며 “수사 기관이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변호사 동료인 양태정 변호사는 “현재 피해자는 이 피해 외에도 500만원어치에 달하는 시계와 달러 등을 해당 경찰에게 뺏긴 상태”라며 “자세한 상황은 정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의 허술한 탈북자 관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강화도를 통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는 지난달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경찰은 김씨가 자취를 감춘 후에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의 신변을 관리하는 탈북민 담당 경찰 역시 김씨가 수사 중인 것을 알았음에도 김씨에게 한달간 전화 한통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늑장 조사라는 지적을 인정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8/20200728024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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