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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이틀뒤 영장...성범죄 탈북민에겐, 한국경찰은 참 쉬웠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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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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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증거 확보하고도
월북 이틀 후에 구속영장 발부
피의자 조사후 한달 간 전화 한통 안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탈북민에 대해 경찰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DNA 증거를 확보한 지 17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탈북자를 별도로 관리하는 경찰은 중대한 성범죄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았음에도 잠적까지 한 달 넘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 월북한 탈북민이 국가 관리망에 사실상 벗어나 있었고 유유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7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탈북민을 수사하는 경기 김포경찰서 전경. /뉴시스
사진은 27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탈북민을 수사하는 경기 김포경찰서 전경. /뉴시스


◇성범죄 DNA 결과 받고도 영장 신청 안한 경찰

경찰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24)씨는 지난달 12일 오전 1시20분쯤 경기도 김포 자택에서 피해자 A씨를 성폭행했다. 2시간 뒤인 3시26분쯤 B씨 남자친구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확보한 증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를 하는 한편 피의자·피해자 조사에 나섰다.

당시 김씨는 지난달 21일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음 달 4일 국과수로부터 “피해자 몸에서 김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이후 김씨가 월북준비를 마음먹고 얼마 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보름 후인 지난 18일 오전 2시20분쯤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 강화읍의 한 마을까지 택시로 이동하고 나서 하차한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김 씨의 마지막 행적은 인근 배수로 주변이다. 이곳에서 김씨의 가방이 발견됐다. 가방 안에는 물안경, 옷가지, 500만원을 찾은 뒤 이 가운데 480만원가량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 등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자취를 감추기 하루 전인 17일 지인 B씨의 K3 차량을 운전해 인천 강화군을 찾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김포 자택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경찰은 김씨가 사전 답사를 위해 한차례 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그날 밤 자택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마사지 업소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지인의 K3 차량을 고양 일산의 중고차 매장에 팔았고 이곳에서 택시를 타고 강화군으로 다시 왔다.
 
사진은 사라진 탈북민이 북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교동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연풍군 일대. /뉴시스
사진은 사라진 탈북민이 북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교동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연풍군 일대. /뉴시스


◇잠적한 며칠 뒤 경찰 “김씨 어디 갔지?”

경찰은 김씨가 잠적을 위해 한창 활동한 이후에야 뒤늦게 인지했다. 그리고 며칠 뒤 잠적 사실을 알고 뒤늦게 구인 구속영장 신청에 나섰다. 김씨에게 차를 빌려준 지인 B씨는 김씨 잠적 당일인 18일 오전 10시 32분부터 오후 8시 50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재입북 관련 신고 내용이 없어 당일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B씨는 경찰에 “피의자가 차량을 빌려갔는데 반환하지 않는다”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단순 민사사건으로 받아들여 B씨를 민원실이나 수사과로 안내했다.

B씨는 이와 별도로 오후 6시27분쯤 평소 탈북민을 관리하는 보안계 경찰관에게 “김씨가 피해자를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달했다. 또한 다음날 오전 1시1분쯤 “김씨가 북한으로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말을 전했다. B씨는 경찰에 “(김씨가) 달러를 바꿨다고 한다. 어제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교동도에 갔었다 말했다”고 함께 전달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B씨의 제보 이후 19일이 돼서야 김씨가 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부터 경찰은 김씨의 신병확보를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오전 11시 B씨를 참고인 조사했고 이날 오후에는 김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특히 DNA 검출 17일 만인 21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강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20대 탈북민 김 모 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7일 그가 거주한 김포 모 임대아파트 현관문 잠금장치가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강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20대 탈북민 김 모 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7일 그가 거주한 김포 모 임대아파트 현관문 잠금장치가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성범죄 저지른 탈북민은 특별 관리 안하나

김씨가 잠적하는 동안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의 탈북민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경찰은 신변 위협이 있는 탈북민을 주된 기준으로 삼아 가∼다 등 총 3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김씨처럼 대부분의 탈북민이 위협 가능성이 낮은 다 등급에 속한다. 하지만 다 등급은 물론 가·나 등급에 속하는 탈북민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리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처럼 다 등급의 경우 해당 탈북민을 관리하는 경찰서 보안과 소속 경찰관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전화 연락한다.

특히 김씨는 지난달 21일 성폭력 혐의로 조사까지 받았지만 이후 탈북민 경찰관은 다음 달 19일까지 약 한 달 정도 김씨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늑장 조사라는 지적에 대해 인정한다”며 “성범죄 발생 당시에는 김 씨 월북 제보가 없었다. 김씨는 수사에 협조적이었고 주거지도 확실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탈북민의 월북 가능성이 큰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군 당국과 경찰 사이에 어떠한 협조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군이나 국정원 등과 김씨 관련된 내용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며 “우리도 김씨가 월북한 것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7/20200727036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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