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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은 안 하지만, 트럼프 좋은 성과는 기원한다" 北 속내는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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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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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現 대통령" 표현… 4개월 남은 美대선 의식
4개월 뒤 대선서 바이든 승리 시 미북관계 악화 가능성
"미국에 위협 가할 생각 전혀 없다"며 트럼프 간접 지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담화를 통해 미 대선 전 3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지금 수뇌회담(정상회담)을 한다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동생 김여정의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말을 전했다.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상회담이라는 깜짝 이벤트로 돕지는 않겠지만, 재선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기는 곤란하지만 바이든 부통령 당선보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이 북한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3차 미북정상회담 분위기 띄운 트럼프·폼페이오

미국과 한국 정치권에서 나오던 '11월 미 대선 전 3차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그레이TV 인터뷰에서 "만약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9일 언론 전화 간담회에서 3차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정상회담보다 낮은 수준이든 간에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모이도록 하기 위해 적절하고, 유용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여정의 대답은 "올해 중 조미수뇌회담은 그 가능성 여부를 떠나 미국이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우리가 받아들여주면 안 된다"였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담화 안에 힌트가 들어 있다. 그는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 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계획을 조정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현(現)'이라는 표현을 넣어, '차기' 대통령은 트럼프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대선이 4달 남은 상황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대미 전략이 바뀔 가능성이 크니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1일 발표된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 53%보다 12%포인트 뒤쳐져 있다. CNN은 1940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출마한 13번의 대선 결과를 분석해 본선 4개월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넘긴 후보가 대선에서 낙선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뒤집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 연합뉴스

◇트럼프-바이든, 여론조사서 지지율 10% 넘게 차이

김여정은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간의 도움을 줬다.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는 등 미국을 향한 도발을 하면, 대북 협상을 통해 전쟁을 막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이 훼손되고 대선에도 악영향을 준다. 김여정은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며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또 "지금과 같이 미국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김정은과 친분이 없는 다른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암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인터뷰에서 "만약 힐러리(클린턴 전 국무장관)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나는 그(김정은)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담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한 셈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3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면 미북관계가 풀리기 어려울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바이든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참모들 대부분이 오바마 행정부 때 일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전개했는데, 이를 볼 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략적 인내는 유엔 안보리 제재 같은 대북 압박을 지속해 북한의 전향적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대북정책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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