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을 또다시 '불량 국가(rogue state)'라고 지칭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로이터 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로이터 연합뉴스

에스퍼 장관은 7일(현지 시각) 취임 1년을 맞아 국가방위전략(NDS)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난 1년간 수많은 국제적 사건에 대응해 왔다"며 국제 테러방지 작전 수행과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격퇴, 페르시아만과 남중국해 등 분쟁 해역에서 항해와 상업의 자유 보호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비슷한 부류인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과 같은 불량국가들이 가하는 공격적 활동을 억지해왔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2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이 주최한 국방전략 관련 기조 연설과 뮌헨안보회의 연설 등에서 북한을 불량 국가라고 불렀다. 그동안 에스퍼 장관이 북한을 불량 국가라고 지칭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닌 만큼 이날 언급도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미 국방부가 발표한 공식 문서에서 그동안 자제해왔던 표현인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명시한 것과 맞물려,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CVID'와 '불량국가'는 모두 북한이 그간 강력하게 반발해 온 표현이다.

미 국방부는 미국·일본·호주 3국 국방장관의 화상 회담 결과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을 향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CVID를 달성하기 위해 분명한 조치를 취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2018년 5월 싱가포르 1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CVID를 두고 '항복 문서에나 등장할 문구'라며 강하게 거부하자 미국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표현도 사용을 자제해 왔다.

방한 중인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8일(한국 시각)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실무 협상 재개를 위한 파트너를 정식 임명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거듭 비판한 데 대해서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9/20200709004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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