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정상회담서 밝혀
"靑-백악관 안보실 긴밀하게 소통"
"文대통령 생각 美 측에 전달, 공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한-EU 화상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한-EU 화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 대선 이전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 11월 미국 대선 전에 한 번 더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뜻을 문 대통령이 밝힌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전날 정상회담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미 대화에)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1월 미국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하고 있다는 뜻인가'는 질문에는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11월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가 주최한 '브뤼셀포럼' 화상 행사에 참석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과 미국 대선 사이에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현재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대면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비건 부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그런 언론 보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