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30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자신을 “민족분열에 미쳐 북까지 마구 헐뜯어대는 반민족분열광신자”라고 비판한 데 대해 “종북(從北)은 아니라도 나름 친북(親北)인데 반북(反北)으로 매도해 섭섭하다”라고 했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진 전 교수는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민중민주(PD) 계열이 주도하는 진보신당·정의당 당원 출신으로 민족해방(NL) 계열과는 거리를 둬온 진보 논객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메아리 관리자가 홈페이지 독자토론방에서 자신을 비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한 뒤 이같은 글을 썼다. 진 전 교수는 “(나는) 김정은 위원장, 정상회담 하러 판문점에 내려왔을 때 열렬히 환영한 사람이다. 북한으로 삐라 날리는 거 뜯어말리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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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아리는 홈페이지 독자토론방에 올린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제목의 글에서 진 전 교수를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1998년 당시 우파 진영의 이른바 ‘박정희 신드롬’을 비판하며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제목의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이를 차용(借用)해 게시글 제목을 단 것으로 해석됐다. 독자토론방은 일반인의 글 작성이 제한돼 있어서 매체 관계자가 직접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메아리는 해당 글에서 “(진 전 교수가)사대매국노인 유신 독재자 박정희를 풍자할 땐 그래도 학자처럼 보이더니 지금은 쉐익스피어극 오셀로의 이아고 같은 음모꾼이어서 국민들은 침을 뱉는다”라고 했다. 이어 “독설적인 막말로 여야싸움 부추기고 즐기는 변태적인 성미 오직 진중권 특유의 장점이 아닐까. 눈만 째지면 국민분열에 미쳐 질질질, 입만 터지면 뱀, 구렁이 다 나오는 현대판 이아고!”라고 했다.

메아리는 “단군민족의 혈통마저 무시하고 일본계집에 혼혈아까지 보더니 이젠 완전 머리까지 돈 것 같네. 국민분열에 양념치다 못해 민족분열에 미쳤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1997년 일본인 미와 교코 (三輪今日子)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1명을 뒀다.

진 전 교수는 이에 대해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자기들(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험한 욕을 한 것도 자기들이고, 멀쩡한 건물을 폭약으로 날려버린 것도 자기들”이라며 “내가 아무리 대통령을 비판해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 언사를 퍼붓는 것은 저도 용납 못한다. 예를 갖춰 달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북한을 비판한 적이 없다. 비판도 아무 데에나 하는 게 아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공론의 장이 형성된 곳에서나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라는 사회가 비판이 먹히는 곳도 아니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대에게 뭐하러 비판을 합니까”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30/20200630050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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