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후계설에 "사실무근"
북한 내 코로나 유입에도 "사실무근"
北 전략무기 시험 재개 가능성도 일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와병설'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소문"이라고 북한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가 29일(현지 시각)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DB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도자(김정은)가 대중 앞에 덜 나타나고는 있지만 그는 결정을 내리고 그의 지시는 보도되고 있다"는 근거를 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전처럼 정상적인 업무 체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김정은의 뒤를 이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김여정 후계설'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여정을 비상사태에 대비해 (국가지도자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말할 근거가 전혀 없다"며 "김여정은 아직 상당히 젊지만 중요한 정치적, 대외적 경험을 쌓았다. 다만 그게 전부"라고 했다.

그는 김여정이 북한 노동당 요직인 중앙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다면서도 "북한에서는 2인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김여정에게 '당신이 2인자냐'고 물으면 김여정은 강하게 부인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제1부부장 상위의 조직지도부 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타스통신 홈페이지 캡처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타스통신 홈페이지 캡처


마체고라 대사는 남북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도 탄도미사일 시험이나 핵 실험을 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며 전략무기 시험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과 전략무기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미·북의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8년 채택된 판문점 선언이 이행되지 않는 데엔 남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미·북 비핵화 협상과 연계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유에 대해선 "대북전단 살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지난해에도 10차례나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달 31일 살포는 북한 지도자의 아내를 향한 추잡하고 모욕적인 선전전의 성격을 띠었고 포토샵까지 이용한 저열한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강력한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한반도 데탕트(긴장 완화) 분위기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해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정면 돌파'라는 새로운 정치 노선을 채택했다"며 "북한은 아주 오랜 기간 제재 압박 아래 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이는 경제, 정치, 사회, 국방 분야를 새 국면에 맞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북한은 향후 취해야 할 행동 노선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지난 2월 중국, 러시아와의 국경을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유입 차단에 성공했다는 북한 지도부의 공식 발표를 믿는다"고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30/202006300046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