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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맞대응 밝힌 軍 "우리도 확성기 설치하겠지만, 고민 있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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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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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 고조]
 

국방부는 22일 북한의 전방 지역 확성기 재설치에 대해 "북한의 군사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군사적 동향에 대해서는 작전 보안상 일일이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하지만 군은 이미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상응 대응' 원칙을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의 도발이)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른다면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에 나설 경우 대북 확성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설치·가동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22일 오전 공군의 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경남 사천의 한 부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 글로벌호크, 北정찰 훈련 -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22일 오전 공군의 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경남 사천의 한 부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북한이 이번에 노골적으로 파기한 4·27 판문점 선언이 국내 정치에서 갖는 의미다. 현 정권은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과 뒤이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남북 평화 프로세스의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한 맞대응 여부와 그 수위도 결국 청와대가 정권 차원에서 판단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국방부는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남북 관계 관리 차원에서 맞대응을 자제하거나 그 수위를 조절할 경우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즉각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확성기 철거가 4·27 판문점 선언의 첫 이행 사례란 점도 현 정권이나 군에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청와대에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군은 내부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북 확성기를 다시 설치할 경우를 상정하고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확성기를 설치하되 방송 내용 수위나 출력을 약하게 하는 방안, 이동식 확성기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확성기 맞대응이 북한에 또 다른 도발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군으로선 고민거리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여러 합의를 무시하고 폭주하는 상황에서 군이 그저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측면이 있지만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특히 민감해했던 만큼 여러 고민이 있다"고 했다.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22일 황해남도 개풍군 북한군 초소 인근에서 포착됐다.
北초소의 대남확성기 -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22일 황해남도 개풍군 북한군 초소 인근에서 포착됐다. /SBS

우리 군은 '상응 대응' 원칙을 밝혔지만 대남 전단 문제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를 향해 전단을 날린다 하더라도 북한처럼 대공포·고사총으로 이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며 "민간 피해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중앙의 각급 출판인쇄 기관들에서 1200만장의 각종 삐라(전단)를 인쇄했다"며 "현재 3000여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 깊은 종심(중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살포 기재·수단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이미 준비를 마쳤고, 시행은 시간문제라는 뜻이다. 군은 북한이 풍향만 맞으면 즉각 대남 전단 살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대학생, 제대 군인 단체들이 전단을 준비하고 북한군이 이를 돕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했다. 문제는 풍향이다. 전단은 기본적으로 바람의 방향이 중요한데, 여름철엔 대남 전단 살포에 유리한 북서풍이 잘 불지 않는다. 북한 지역에서 전단을 날리더라도 파주와 강화 정도에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풍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인기를 동원해 전단을 살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14년 무인기로 청와대 상공에서 사진을 찍는 등 상당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무인기에 실을 수 있는 전단의 양은 많지 않지만 일부라도 서울 시내 주요 장소에 살포되면 극적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화학무기 등 전단보다 치명적인 물질을 살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무인기가 수도권 깊숙이 들어와 전단을 살포한다면 양은 중요치 않다"며 "국민이 불안해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3/20200623000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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