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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군사작전하듯 대북전단 저지… 정작 내부 문건엔 "막을 근거 없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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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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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 고조]
 

대북전단 실은 차량 저지하는 경찰. /뉴시스
대북전단 실은 차량 저지하는 경찰. /뉴시스

경찰이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가 포함된 대대적인 대북 전단 저지 계획을 세운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대북 전단 저지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인정하면서도, 단속 가능한 현행법을 총동원해서 막겠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이른바 '추수조(일명 감시·미행조)' 가동, 증거 수집 강화, 6개 조직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야당은 "북한 김여정의 하명(下命)에 따라 대한민국 공권력이 헌법 가치에 맞서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이 입수한 '대북 전단 살포 대책' 문건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동원 가능한 모든 공권력으로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움직임을 사전에 봉쇄하는 계획을 세웠다. 접경 지역 일선 경찰서가 작성한 이 문건에는 "(대북 전단 저지는)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원칙(자유)에 상충한다" "대북 전단 살포 행위만을 이유로 제지할 근거는 없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그런데도 탈북민 단체 등이 전단 살포를 강행하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제지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경찰의 단계별 대북 전단 저지 계획

문건은 '단계별 조치 사항'을 제시했다. 1단계는 전단 살포 제지 설득이 안 된다면 유형력(물리력)으로 제지하도록 했다. "가스 차량과 같은 물품의 사용을 제지하거나, 손을 붙잡는 정도의 가벼운 물리력이라면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단계에서는 전단을 고압가스나 초경량 비행장치(드론)로 날릴 경우, 철저한 단속으로 사전에 무산시키도록 했다. 3단계는 충돌이 벌어질 경우 현장 경찰관들이 증거 수집 강화에 나서는 한편 공무 집행 방해자를 현장 검거하는 수순이다.

경찰은 대북 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담당 조직 6개를 편성해 공동 대응하는 방침도 세웠다. 상황실이 무전으로 대응책을 전파하면 지역 경찰이 순찰 활동에 나서는 식이다. 특히 정보팀은 대북 전단이 살포될 경우 일명 '추수조'를 운용한다는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 '추수조'는 감시·미행 목적의 추적대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민간인 사찰 소지가 있다.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추수조'와 같은 (경찰의) 감시·조직이 유족 등의 동선을 추적한 것은 직권남용이자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의 이 같은 계획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직후인 지난 8일 수립됐다. 여권에서 "군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공권력 집행을 압박하자, 경찰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정진석 의원은 "경찰의 대북 전단 저지 계획이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며 "북한은 자신들의 협박에 대한민국 공권력이 순응하는 모습을 본다면, 다음 번엔 '안방까지 내놓으라'는 식의 더 강한 요구를 해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40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탈북민 단체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가능한 경찰력을 총동원,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3/20200623000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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