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美출간 볼턴 회고록… 본지, 주요내용 단독 입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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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미·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종전(終戰)선언 추진은 한국의 아이디어였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21일 볼턴 전 보좌관이 23일(현지 시각) 출간할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의 한반도 관련 주요 부분을 입수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그해 3월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성사됐다. 볼턴은 "정 실장은 트럼프를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의 초대(invitation)를 전했고 트럼프는 그 순간 충동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볼턴은 그러나 "나중에 정 실장은 (트럼프를 만나) 그런 초대를 하겠다고 먼저 김정은에게 제안한 사람은 자신이었다고 시인했다"고 적었다. 정 실장은 2018년 3월 평양에 다녀온 직후 미국에 가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되도록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제안을 트럼프가 받아들여 그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그런데 볼턴은 정 실장이 먼저 김정은에게 미·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볼턴은 회고록에서 "(미·북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 김정은이나 미국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가 반영됐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이 그렇게 치밀한 준비 없이 시작됐고, 결과적으로 별 소득 없이 끝났다는 의미다.

볼턴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처음에 북한의 아이디어인 줄 알았다"면서 "나중에야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 어젠다에서 온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은 그것(종전선언)을 문 대통령이 바라는 것으로 보면서 자신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런데 왜 미국이 추진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한반도 종전선언도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회고록에는 2018년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1년 안에 비핵화할 것을 요청했고, 이에 김정은이 동의했다는 내용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2/20200622001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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