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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상봉 “내가족도 찾아주세요” 샌드위치맨 3일째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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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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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상일

고향 : 평남 남포

나이 : 71세

부친 : 김원식

모친 : 이태숙

월남 : 48년 7월

“(북한) 기자 선생님, 우리 어머니 아버지 좀 찾아 주세요!”

평남 남포가 고향인 김상일(71·사진·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씨는 17일 오후 2시30분쯤 북한 이산가족 방문단이 머물고 있는 워커힐 호텔 앞에서 북한 기자단을 향해 울부짖었다. 오늘이 벌써 3일째. 목소리마저 잠겼다.

기자단이 버스에 내리고 올라탈 때마다, 식사장을 들어서고 나갈 때마다 자신이 메고 온 종이판을 치켜 올리며 “이것 좀 (카메라로) 찍어가서 (생사 여부 등을) 확인 좀 해 주세요”라며 사정했다. 종이판에는 아버지 김원식(96)씨, 어머니 이태숙(92)씨, 형제 자매 등 6명의 이름과 52년 전의 주소가 적혀 있다. 김씨의 애원에 북측 기자단은 “적십자사를 통해 해보세요”라고 답하거나 이름과 주소를 적는다.

김씨는 자칭 ‘역적’. “집안 형편이 어려울 때 남쪽으로 도망왔으니 부모님에게 큰 죄를 졌다”는 것이다. 52년 1개월 전인 48년 7월 중순 남포시 하대두리 제련소 공화사택 7호. 청년 김씨는 어머니에게 “서울에 가서 공부해 성공한 뒤 돌아오겠다”며 월남(월남) 운을 처음 뗐다.

반면 아버지는“인민군에 줄 놈은 너밖에 없는데 가면 어떡하냐”고 짜증만 냈다. 진남포 제련소 용광로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공산치하에서 7남매 등 9식구의 살 길을 보전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날 김씨는 바로 남행을 감행했다. 당시 김씨는 북조선 교통국 해운처 진남포 해운사업소 예인선 통운호의 갑판원. 선장 이춘식씨 이하 통운호 선원 5명 모두가 월남을 결의해 놓은 것이다. 칠흑같은 밤을 타고 진남포를 빠져나간 통운호는 4일 뒤 인천에 무사히 도착했다.

김씨가 그동안 아버지 어머니의 생사를 확인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적십자사를 통해,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통해, 또 이북 5도청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수소문은 다 해 봤다. 득이 있었다면 “부모님 등이 남쪽에는 살지 않는다는 점 뿐”이었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았다. “내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여기도 나오게 됐다”고 김씨는 말했다.

‘자서전’도 준비 중이다. 아버지의 ‘역사’를 알려 후대에서라도 소원을 풀어보자는 생각에서다.

다만 요즘 꿈에 어머니를 못 뵈는 게 마음에 걸린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잠만 자면 어머니를 뵐 수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도통 꿈에서라도 어머니를 뵐 수 없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구성재기자 sjk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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