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북정상회담으로 北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성공"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세 차례 미·북 정상회담이 실질적 내용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1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김정은에게) 3차례에 걸친 단독 정상회담을 부여했고 그것은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ego)와 허식에 대한 취향에 맞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1차 정상회담,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열었고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반 전 총장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용인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일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데 대해 그것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오케이'라고 말해왔다"며 "그것(북한의 미사일)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안전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안보와 안전의 문제이고 위협"이라고 했다. 또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외교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남북 간의 화해를 다루는 데 있어 외교는 여전히 최선의 접근법"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도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유감스럽지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사실상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을 고립시켜 왔다"며 "국제협력은 모두를 함께 묶어주는 아교역할을 하고,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는 협력과 파트너십을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각 분야 인사들에 대한 연쇄 인터뷰인 '타임 100 토크'(TIME 100 Talks)의 일환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