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3년만에 북한 비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이날 대북(對北) 특사 제안을 폭로한 것에 대해 "도가 지나친 것 같다"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안보 원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 "무모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었다. 약 3년 만에 대북 강경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계속 인내하며 남북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北 폭파 장면 공개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보도했다. 전날 오후 2시 50분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이다. 붕괴되는 연락사무소 건물(4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건물 파편이 흩날리는 모습이 선명하다. 약 100m 떨어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15층)의 벽면과 창문도 무너져 내렸다. 2018년 9월 개소한 연락사무소는 우리 정부 예산 180억원이 들어간 대한민국 정부 자산이다.
北 폭파 장면 공개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보도했다. 전날 오후 2시 50분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이다. 붕괴되는 연락사무소 건물(4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건물 파편이 흩날리는 모습이 선명하다. 약 100m 떨어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15층)의 벽면과 창문도 무너져 내렸다. 2018년 9월 개소한 연락사무소는 우리 정부 예산 180억원이 들어간 대한민국 정부 자산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청와대도 이날 북한을 향해 "무례" "몰상식" "경고" 같은 말로 경고 메시지를 냈다. 북한이 남북 간 지켜야 할 '선(線)'을 넘었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결정적 이유는 문 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며 거친 언사로 거절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폐허가 된 남북사무소 - 북한이 지난 16일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17일 남측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폐허가 된 남북사무소 - 북한이 지난 16일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17일 남측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KBS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을 특사로 제안했지만 김여정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특사는 남북 정상 간 문제로, 일방 공개는 외교 상식에서 벗어난다. 북은 문 대통령의 특사 제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김여정이 거절했다며 급(級)까지 격하시켰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북한도 정상 국가라면 기본을 지켜달라"고 했다. 윤 의원은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핵심 측근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여정 담화에 대해 "대통령의 발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며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북측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멋쟁이 시늉" "꼴불견"이라며 "그래서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트렸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 있다"(조선중앙통신)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군부대 전개"(총참모부 대변인)라며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8/20200618000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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