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문대통령 연설 내용,스타일까지 트집
스스로 '말폭탄 인정'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우고 있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의 주체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었다. 그러나 현재 문 대통령의 상대는 김여정이 하고 있다. 외교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 김여정 상대는 문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문 대통령 공격에 김여정이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 부원장은 “김정은은 ‘한국은 내 여동생 정도가 상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급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17일 발표한 담화문도 같은 맥락이었다. 김여정은 장문의 담화문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물론 연설 방식, 심지어 ‘스타일’까지 문제 삼으며 문 대통령에게 인신공격성 비난을 했다.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느니,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락관적신념을 가져야 한다느니,더디더라도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느니 하며 특유의 어법과 화법으로 《멋쟁이》시늉을 해보느라 따라읽는 글줄 표현들을 다듬는데 품 꽤나 넣은것 같은데 현 사태의 본질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

“항상 연단이나 촬영기,마이크앞에만 나서면 마치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척,정의로운척,원칙적인척 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2월 11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訪南) 당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이 열린 국립극장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2월 11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訪南) 당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이 열린 국립극장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상 문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김여정을 앞세워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여정에 맞대응할 수도 없고,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누가 김여정에 맞대응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7/20200617006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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