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정부는 16일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에 "예고됐던 도발"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와 통일부는 북한의 도발 직전까지 관련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도발 직후인 오후 5시 5분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이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가 아닌 정 실장이 주재하는 상임위 회의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핵 담판이 결렬된 직후인 작년 3월부터 1년 3개월가량 전체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곧 다음 단계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엄포한 직후에 열린 NSC도 정 실장이 주재했다.

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청와대에서 예정됐던 캐나다·이집트 등 5국(國)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북의 도발은 2시 50분쯤 우리 측 접경 지역을 통해 개성 쪽에서 폭발음과 연기가 관측됐고, 이어 3시 30분을 전후해 '개성서 폭파' 속보가 나왔다. 청와대 신임장 수여식에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배석했다. 안보·외교 컨트롤 타워가 북의 이상 기류를 사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 시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중이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의 도발은) 일단 예고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조금 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오늘 벌어진) 상황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 지적에 "조금조금 보고를 받았다"면서 "여기에 와 있는 상황에 (폭발이) 벌어졌다"고 했다.

북의 도발 직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입장'을 질문받고 "(회담은) 제안을 한 상태고, 당연히 유효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간에 추진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의 사례를 나열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4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4차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6/20200616044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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