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15 기념식 축사
 

문재인 대통령은 6·15 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북한에 다시 대화를 촉구했다. 군사행동까지 시사한 북한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다. 문 대통령은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며 대북 제재 해제 이전이라도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할 방침임을 다시 밝혔다.

문 대통령은 6·15 20주년 기념식 축사와 청와대 회의에서 "아직은 남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더디더라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으며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며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 간의 신뢰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를 계기로 남북 보건 협력이나 철도 연결이 사례로 거론된다. 그러나 '선(先)남북 협력, 후(後)제재 해제'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청와대 내부에선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 회동처럼 '돌파구'를 찾거나 대북(對北) 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 대화에 응하진 않겠지만, 남북 협력 의지를 다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부터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 거친 비난을 쏟아낸 데 맞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6·15 20주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남과 북은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에게는 "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기대만큼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격랑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엄중한 시기일수록 국회도 국민께서도 단합으로 정부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비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가겠다"며 "남북 관계가 방향을 잃으려 하는 지금, 6·15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6/20200616001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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