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웨비나] 한미 전문가 4인이 본 金의 역할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웨비나

조선일보가 15일 아산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두 번째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군사 행동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열렸다. 각각 미국, 뉴질랜드, 한국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강인선 조선일보 외교안보·국제 담당 에디터의 사회에 따라'북한 김여정: 새로운 역할은?'을 주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활동이 줄어들고 김여정이 대남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수미 테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김여정은 더 이상 오빠 옆에서 조용히 재떨이나 들고 있는 그냥 여동생이 아니다"라며 "잠재적 후계자로 키워지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김여정이 남북 관계나 국가 안보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시점이 흥미롭다. 최근 김여정의 담화들은 김정은의 설명되지 않는 잠적과 건강 우려 속에 나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북한이 김여정을 김정은의 후계자 혹은 그와 비슷한 존재로 키우고 있다면 최근의 강경한 메시지는 더욱 우려스럽다"며 "김정은이 후계자 수업 중이던 2010년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했다"고 말했다. 만약 김여정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면, 북한이 조만간 매우 강력한 대남 도발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석좌는 CIA 분석관 출신으로 지난 4월 김정은의 승계 과정을 다룬 '김정은 되기(Becoming Kim Jong Un)'란 책을 펴냈다. 그는 "김여정은 혈통, 인맥, 정부 경험 등을 모두 갖췄고 김정은과도 가깝지만 군사적 경험이 없다"며 "최근의 강경한 담화들은 북한 정권이 김여정에게 부족한 군사적 능력을 보충해 주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김여정이 앞으로 오빠처럼 군 직위를 맡는다면 후계자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볼 만한 신호"라고 했다. 김정은은 후계자 수업 중이던 2010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여정은 김정은이 허용한 역할만 한다"며 "(김여정의 대남 메시지 주도는) 김정은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은 '한국은 나와 대등하지 않다. 내 여동생 정도가 상대하면 충분하다'는 인식하에 한국을 하급자로 보고 있다"며 "김정은은 시진핑이나 트럼프와 대등한 글로벌 리더로 행세하려고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매력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일가의 비사(祕史)를 취재해서 지난해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를 펴낸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은 "북한의 80대 간부들은 젊은 남성인 김정은을 지도자로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워했는데 젊은 여성인 김여정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편으로 혈통이 중요한 북한에서 김여정 외의 다른 후보가 없어 보이긴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6/20200616001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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