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는 같았지만, 상황은 정반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조선일보 DB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조선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15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메시지’에 출연하면서 맨 넥타이는 6·15 선언문 서명식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실제로 맸던 것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해 첫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마지막 날 회담 결과로 6·15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영상메시지는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서 상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를 통해 최근 북한의 도발과 향후 대북 구상 등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SBS 방송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를 통해 최근 북한의 도발과 향후 대북 구상 등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SBS 방송 캡처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 대통령에게 “6.15정신을 계승해달라”는 뜻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착용했던 넥타이에 의미를 두고 동교동 자택에 특별히 보관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6·15 넥타이’는)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다소 윤기를 잃긴 했으나, 6.15정신을 상징하듯 넥타이의 푸른빛은 오히려 은은함을 더하고 있는 상태였다”면서 “‘6·15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 기념관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로의 손을 잡아 올린 모습. /연합뉴스
2000년 6월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로의 손을 잡아 올린 모습. /연합뉴스

 
6.15 공동선언문 교환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선일보 DB
6.15 공동선언문 교환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선일보 DB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번 영상 메시지에서 사용한 연대(演臺)는 2018년 4월27일 판문점선언 공동발표 당시 실제 사용한 연대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연대는 4·27 선언 이후 역사의 현장 판문점에 보관 중이었다”면서 “’판문점 연대’는 한국 전통가구로 많이 활용되는 호두나무 재질로, 습기에 강하고 휘거나 터지는 일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휨이나 뒤틀림 없는 남북관계를 기원하기에 적격인 재료인 셈이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강 대변인은 “넥타이와 연대는 6·15 남북공동선언부터 4·27 판문점선언까지 18년에 걸쳐 남북이 함께해 온 ‘대화의 여정’을 상징하는 소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6·15 남북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고, 4·27 판문점선언을 준수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정부는 이번 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선언 20주년 기념식에서 틀었다. 정부는 최근 김여정의 비난 담화 등 북한의 잇단 대남 압박으로 남북관계가 급랭하자 6·15 선언 기념 관련 행사를 축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이날 6·15 선언과 관련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5/20200615042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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