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이해찬 "남북 관계 해법은 오직 신뢰 인내"
문정인 "文-김정은 신뢰 남았으니 희망 있다"
정세현 "이렇게 만든 건 미국…김여정 절체절명"
송영길 "북한, 美경찰에 질식사한 플로이드"

북한 정권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을 시작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위협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옥류관 주방장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수 처먹을 때는 요사 떨더니"라는 막말을 퍼붓는 가운데 15일 정부 여당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관련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여권 인사들은 대북 정책에서의 인내심, 남북 합의 이행 등을 강조하며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들은 북한이 연일 막말 세례를 퍼붓는 이유를 "미국의 대북제재 때문"이라며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6·15남북공동선언20주년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특별강연자로 나선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미·북 관계 개선을 통해 상호 신뢰와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면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방향을 잃으려 하는 지금, 6·15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한이 실존적 위협에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쌓아온 신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고 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민주당에 "잃어버리는 지지율은 다시 복구할 수 있으니 정공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북한 옥류관 주방장까지 문 대통령 비난에 가세한 것을 두고 "이렇게 만든 것은 사실 미국"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금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며 "미국에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풀도록) 할 말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남 비난을 하는) 김여정에게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5선⋅인천계양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북한 경제가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와 비슷하다"고 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송 의원은 "(북한 경제는) 유례가 없는 가장 가혹한 국제 제재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까지 겹치면서 파탄이 났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탈북자 전단배포만 이뤄지니 북한 입장에서는 견딜 수 없는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푸는 해법은 오직 신뢰와 인내에 있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도 "정상 간 합의서가 법적 구속력을 가졌을 때 남북관계는 정권 성향 관계 없이 일관성 있게 발전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우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정청은 이르면 이달 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경협 의원은 범여권 의원 170여 명이 서명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서울시·경기도와 함께 이날 오후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6·15 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 행사에는 통일부 김연철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래통합당은 이런 정부 여당에 비판을 쏟아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정부가 지난 3년간 취해 온 굴욕적 대북 유화 정책이 파탄났다"며 "북한 도발 중지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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