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트럼프에 타격 주려 대선 국면서 도발할수도"

북한이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10월쯤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내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P 연합뉴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P 연합뉴스

미 NBC 방송은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 2주년을 맞은 13일(현지 시각) '아름다운 친서에서 어두운 악몽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도박은 어떻게 파산했나'라는 제하 기사에서 최근 북한이 남측과 미국을 향해 적대적인 공세를 퍼붓는 상황을 언급하며 미·북 협상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내놨다.

기사 제목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 가닥 희미한 낙관마저 어두운 악몽으로 사라졌다"고 한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 기념 담화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NBC는 미국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리선권의 담화 내용을 거론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 포기를 '달콤한 말'로 설득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하지만 위험한 노력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합동 미사일 훈련을 중단하는 등 일련의 양보를 했지만, 보답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빅터 차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NBC에 "우리는 정상회담의 목표 가운데 어느 것에서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차 고문은 정상간 하향식 외교가 실패한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한 협상 카드(정상회담)를 이미 썼고, 지금은 북한이 (이전보다) 더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이제 그들(북한)에겐 별것 아닌 것이 됐다"는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트위터에 "더 이상의 북한의 핵위협은 없다"고 쓴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후 우리가 정보 당국의 평가와 북한 위성사진 등에서 본 것은 핵 분열 물질과 미사일 생산, 이동식 재진입 차량 등이다. 그들은 아마 8개 이상의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제안한 것은 핵무기 축소가 아니라, 제재 완화를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부 정치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뉴스를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NBC는 북한이 미국의 제재 완화를 얻지 못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우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중단했고, 미 하원 외교위가 대북 제재 와해와 돈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12개 은행에 대한 제재를 권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곳도 제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 전문가는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를 응징하기 위한 노력으로, 가을에 도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링너는 NBC에 "아마도 10월의 이변(October surprise·11월 미 대선을 앞둔 10월에 선거 판도를 바꾸는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4/20200614003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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