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한 대목.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일당 독재라고 흔히 여겨지지만, 놀랍게도 3개씩이나 되는 정당이 합법적 승인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썼다/인터넷 캡처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한 대목.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일당 독재라고 흔히 여겨지지만, 놀랍게도 3개씩이나 되는 정당이 합법적 승인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썼다/인터넷 캡처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가 2018년 공식 블로그에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 “우리와 비슷한 (선거)원칙을 가졌다”고 썼다가 논란이 되자 글을 내렸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북한을 찬양하거나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형식적 민주주의를 갖추고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려다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먼 국가 이웃국가 선거이야기, 북한편’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2018년 5월에 올라왔다. 당시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로 남북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기다.

전북선관위는 이 글에서 “북한은 정식 국명에도 써져있듯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즉 민주주의 국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의 투표 의결에 의해 선출”됐으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모두 (북한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이 대의원들을 직접투표로 뽑기 때문에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지역구 단독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되며 사실상 반대 투표가 어렵다. 반대표를 던지려면 투표지에 ‘X’표시를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기표소에 들어가야하고, 이것이 반대표를 찍는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전북선관위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북한 선거의) 특이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선관위는 또 “(북한이) 일당 독재라고 흔히 여겨지지만, 놀랍게도 3개씩이나 되는 정당이 북한 국내에서 합법적 승인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에는 ‘조선사회민주당’ ‘천도교청우당’이 야당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야당은 제 1당인 조선노동당의 강령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권한이 없다. 전북선관위는 이러한 내용은 지적하지 않았다.

이 글에는 “2012년 개정된 북한 헌법에는 일반, 평등, 직접적 원칙에 의해 비밀투표로 선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우리와 비슷한 4원칙을 명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과 북한 투표의 다른 점에 대해서는 “북한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17세 이상부터 있고, 판결에 의해 제한을 받은 자와 정신병자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글에서 북한 선거제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과거의 내용으로만 국한됐다. 북한이 1946년 인민위원을 뽑는 투표를 진행하면서 단일 후보에 대해 투표를 하다가 “민주주의 나라에서 이 제도가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한 부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북한이 1959년 선거에서 소련의 선거 방식을 채택했지만 “비밀 선거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이다.

전북 선관위의 글은 최근 누리꾼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퍼나르며 뒤늦게 논란이 됐다. 그러자 전북 선관위는 지난 8일 게시물을 내렸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글은 ‘해외의 여러 선거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는 취지로 만든 시리즈물 중 하나로, 외부 블로그 기자가 작성했다”면서 “글에 나온 내용이 전북선관위의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13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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