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선권(왼쪽)과 2018년 논란 발언들./조선일보DB
북한 리선권(왼쪽)과 2018년 논란 발언들./조선일보DB



북한 외무상 리선권이 12일 미·북 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판했다. 리선권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현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계기로 리선권의 과거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냉면 목구멍’ 발언이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삼성 이재용 부회장, CJ 손경식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함께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다가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말했다고 알려진 것이다. 남북 경제 협력과 관련한 ‘선물’을 가져오라고 총수들에게 요구한 취지로 해석됐지만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해 들은 발언”이라며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해 논란이 됐었다.
 
북한 리선권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 CJ 손경식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 우리 기업 총수들과 2018년 9월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모습(위)과 김태년 민주당 현 원내대표에게 '배 나온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도한 언론 보도 내용./연합뉴스,MBN
북한 리선권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 CJ 손경식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 우리 기업 총수들과 2018년 9월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모습(위)과 김태년 민주당 현 원내대표에게 '배 나온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도한 언론 보도 내용./연합뉴스,MBN


리선권은 2018년 10월, 10·4 선언 11주년 기념 공동 행사 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과 만찬을 같이했다. 그런데 민주당 인사가 당시 김태년 정책위의장(현 원내대표에 대해 “이분이 우리 당에서 (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리선권은 대뜸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리선권은 당시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에겐 “이제 ‘3철’이 전면에 나설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등 우리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철’은 전 의원과 이호철 전 수석, 양정철 전 비서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 3인방을 지칭하는 말이다. 자신이 남한 정치에 밝다는 것을 대놓고 과시한 것이다.

리선권은 당시 자신과의 회담에 2~3분 늦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고장 난 시계 때문”이라고 하자 리선권은 “시계도 주인을 닮아서 저렇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미·대남 강경파인 리선권이 이처럼 한국의 유력 정치인과 장관, 기업인에도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다. 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해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주지 않겠다’는 표현을 쓴 데는 이 같은 리선권 특유의 ‘센 기질’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선권이 2018년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면박을 주는 모습./MBN
리선권이 2018년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면박을 주는 모습./MBN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08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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