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들어가는 길목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 다양한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있다./뉴시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들어가는 길목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 다양한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있다./뉴시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 차단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북한은 “유엔 사무총장이 진정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우리를 향하여 그 무슨 ‘유감’과 같은 쓸개빠진 타령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북남 합의를 헌신짝처럼 줴버리고 인간쓰레기들의 악행을 방치해둔 남조선을 엄정하게 질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우리는 그가 누구든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린 자들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서치 않는다. 유엔 사무총장의 이번 ‘유감’ 발언은 스쳐지날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당당한 유엔 성원국인 우리 국가의 주권이 엄중히 침해당할 때는 한마디도 못 하다가도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이 우리의 자위적 조치들을 부당하게 걸고들 때면 놓치지 않고 '우려'니 뭐니 하면서 청을 돋구어대고 아부하는 것이 바로 유엔 사무총장의 초라하고 이중적인 행태”라고 했다.

이어 “사무총장의 부적절하고 편견적인 입장 표명 때문에 유엔이 특정 세력들의 정치적도구, 하수인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국제적 인식이 더욱 굳혀지고 유엔이라는 신성한 기구와 특히 사무총장 자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가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각) 브리핑을 통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 채널 폐기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오해와 오판을 피하려면 이 같은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탈북자들을 ‘인간추물’ ‘똥개’ ‘쓰레기’라 부르며 대남 보복 조치로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 군사합의 폐기를 거론한 뒤 연일 강도높은 대남 비방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엔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날 낮 12시부터 연락사무소 통신선, 동·서해 군 통신선, 통신시험연락선(기계실 간 시험 통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핫라인을 완전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 남북 간 모든 통신 채널을 끊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03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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