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의미하는 '당중앙' 호칭… 北, 최근 자주 쓰며 김여정 띄워
 

김여정

최근 북한 노동신문에 과거 후계자를 내세울 때 사용했던 '당중앙'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당중앙' 호칭은 김여정〈사진〉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담화(4일) 직후에만 당 기관지에 3차례 연속 등장했다. 북한이 김여정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세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1일 자 노동신문 1면 논설 '최고 존엄은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정신적 기둥이다'에는 "당중앙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전날에는 '주체조선의 절대병기'란 제목의 기사에 "위대한 당중앙과 사상도 뜻도 발걸음도 함께"라는 표현이 나왔다. 7일에는 '우리 국가제일주의'란 제목의 기사에 "당중앙과 사상도 숨결도 함께"라고 했다.

'당중앙'은 1974년 2월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 북한 관영 매체들에서 후계자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처음 등장했다. 김정일은 1980년 10월 '노동당 제6차대회'에서 공식 후계자로 등장할 때까지 '당중앙'이라는 지위를 사용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2010년 9월에도"당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당중앙 칭호를 부여해 후계 체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0일 자신의 회고록 출판 기념회에서 "최근 김여정을 '당중앙'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는 지시가 들릴 정도"라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승열 입법조사관은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에게 후계자를 의미하는 '당중앙'이라는 지위와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김여정에게 '당중앙'(후계자)의 역할까지 맡겨 통치권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여정이 지난 3월부터 잇따라 김정은을 대신해 대남·대미 담화를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당중앙이 후계자를 뜻하는지 판단하긴 이르지만 북한 권력에서 김여정의 지위가 이전보다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당중앙' 표현이 후계자보다 김정은 위원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를 지칭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02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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