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원색적 대남 비난 이어가
 

남측을 '적'으로 규정하고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며 7일째 대남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여권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4일) 이후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에 나서고, 전단을 날린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섰지만 이를 무시하고 대남 비난을 오히려 강화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논설에서 "지금 적들이 표면상으로는 마치 아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듯이 철면피하게 놀아대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하루 한시도 우리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흉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직후 실제로 우리 정부를 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신문은 "후에 판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북남(남북)관계가 총파산된다 해도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응당한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인민의 철의 의지"라고 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북 대외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평양과 백두산에 두 손을 높이 들고 무엇을 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할 때는 그래도 사람다워 보였고, 촛불민심의 덕으로 집권했다니 그래도 이전 당국자와는 좀 다르겠거니 생각했다"며 "지금 보니 오히려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 백두산에 올라 손을 맞잡은 것을 대단한 대남 시혜로 과시한 것이다.

다만 북한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주민들을 동원한 대남 비난 집회 소식은 보도하지 않았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탈북자와 대북 전단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권정근 북미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미국은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미 국무부가 북한의 최근 대남 강경 행동에 '실망했다'고 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02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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