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문답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역증"
"끔찍한 일 안당하려면 입다물라"

북한 외무성이 11일 미국을 향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 국무부가 전날 남북 연락채널을 모두 끊은 북한에 대해 "실망했다"고 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선 "우리 민족 내부 문제"라고도 했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조선중앙통신 인터뷰를 통해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권 국장은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한사코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되는 것 같으면 크게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막 역증이 난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흑인 사망 시위로 어지러운 미국 국내 상황을 거론하기도 했다. 권 국장은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미 국무부가 최근 "북한의 행보에 실망했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각)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권 국장은 미 국무부가 언급한 '실망'이라는 표현에 대해 "미국이 말하는 그 무슨 '실망'을 지난 2년간 배신과 도발만을 거듭해온 미국과 남조선당국에 대하여 우리가 느끼고 있는 극도의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며 "아직도 미국은 우리 인민의 격앙된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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