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15 '핵벙커버스터' 투하 실험 성공

미국의 핵무기 개발연구소가 F-15 전투기의 저위력 전술핵폭탄(B61-12) 투하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해당 실험 내용은 앞으로 F-35 등 차세대 전투기에도 적용될 예정인데, 북한 지하시설도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VOA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핵무기 개발연구소 중 하나인 샌디아 국립연구소는 전날 "F-15E 스트라이크이글 전투기의 B61-12 핵폭탄 투하 최종 성능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B61-12는 새로운 저위력 전술핵폭탄으로, 미국은 이를 핵무기 현대화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 폭탄은 목표물을 30~60m 오차범위 내로 정밀 타격할 수 있고, 최소 0.3㏏(킬로톤)에서 최대 50㏏의 폭발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이 15㏏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저위력이라고 해도,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다. B61-12는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핵벙커버스터'라고도 불린다.

이번 실험은 지난 3월 9일부터 나흘 동안 미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핵탄두를 제거한 B61-12 를 F-15E 2대를 동원해 고고도(해발고도 7.62km 상공)와 저고도(304m 상공)에서 각각 투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이번 실험과 관련, "(B61-12 폭탄은) 폭발력이 작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등에 (낙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복수의 북한 지하 핵시설을 원점 타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