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가운데)을 비롯한 군 주요지휘관들이 10일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 참석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경두 국방부 장관(가운데)을 비롯한 군 주요지휘관들이 10일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 참석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는 10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9·19 군사합의로 군사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놨다. 북한이 전날 군 통신선을 비롯한 남북 간 통신망을 모두 끊고, 9·19 군사합의 폐기를 거론하는 상황에서 나온 얘기다. 군 안팎에서는 “안보를 책임진 국방부의 입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2020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었다. 국방부는 회의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9·19 군사합의 이행이 지난 20여 개월 동안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지상 해상 공중 상호적대행위 중지에 따라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군사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북한은 전날 남측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그것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 폐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군사 도발까지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군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9·19 군사합의를 강조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렇게 호전적으로 도발까지 시사하는 마당에 9·19 군사합의 자화자찬한 꼴”이라며 “이 시국에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나올만한 말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이날 북한의 도발을 의식한 듯 모두 발언에서 “북한은 9·19 군사합의 이행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한테 전가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0/20200610035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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