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차림의 리설주(북한 김정은 아내)와 그 무릎을 베고 누운 고(故) 노무현 대통령’

10일 온라인과 카카오톡 등에서는 이런 모습을 담은 합성 사진 등이 ‘최근 탈북자 단체가 북한에 날려보낸 삐라’라는 제목으로 유포됐다.

이 유포물은 최근 대북 전단을 계기로 터져나오는 북한과 여당의 과격 행태를 두둔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로 이 유포물을 본 네티즌 사이에선 “북한이 화낼만하다” “탈북자 단체가 잘못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유포물 속 대북 전단은 7년전 살포된 것이며, 최근 상황과는 무관했다. 친여(親與) 진영에서 ‘대북 우호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만든 유포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북한 최고위 지도부는 한국 정부를 향해 “더러운 개무리들이 눈앞에 있다면 당장에 철퇴로 대갈통을 부숴버려도 시원치 않겠다”고 폭언했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입법”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등에는 ‘최근 탈북자 단체가 북한에 날려보낸 삐라’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돌고 있다. ‘탈북단체가 김정은 부인 리설주 얼굴을 일본 AV 여배우 나체사진에 합성해서 조롱했다’는 내용으로, 작성자는 “김정은 부인인 리설주 얼굴 사진을 넣고, 일본 AV 사진과 합성해서 조롱하니까 남북연락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경고하는 초강경 대응을 하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김여정을 화나게 만든 대북 전단(삐라)'라며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사진 /인터넷캡쳐
최근 '김여정을 화나게 만든 대북 전단(삐라)'라며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사진 /인터넷캡쳐


이 게시물에 첨부된 전단에는 노출이 심한 사진에 리설주의 얼굴이 합성돼 있다. 1만4000여명이 본 이 게시물에는 ‘화날만 하다’ ‘이런 일이 있었다니’ ‘(탈북 단체 대표를) 감방을 보내야 한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각 커뮤니티로 수백차례 퍼날라지며,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최근 김여정이 맹비난한 대북 전단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여정이 지난 4일 담화에서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며 언급한 대북 전단은 지난달 31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도 김포시에서 살포한 것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우리는 이렇게 급이 떨어지는 (대북 전단을) 것을 보낸 적 없다”며 “우린 꼭 전단에 ‘탈북자들의 전위대 자유북한운동연합(북한인민해방전선)’이라는 문구를 넣는다”고 했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엽합이 만든 대북 전단과 현수막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대북 전단 관련 게시물은 2013년 10월 6일 탈북 단체가 아닌 한 국내 보수 성향 단체가 제작해 경기도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에서 북한에 날려 보낸 것이다. 당시 이 단체는 “리설주 성추문 사건의 실체를 북한 주민에게 알리겠다”며 전단 50만장을 대형 풍선 100개에 담아 살포했다.

이들이 만든 대북 전단에는 ‘홀딱 벗고 원로 로동당간부들과 추잡한 부화영상을 찍어 외화벌이를 하셨다니?’ ‘이밥에, 고기국에,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인민을 살게 하시겠다는 그 달콤한 약속, 50년이 지난 지금 손자, 김정은 장군님 대에 실현되어 있는가?’ 등의 문구가 쓰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0/202006100307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