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개성공단 철거와 군사합의 폐기 거론
전단 총격, 군사 도발 가능성도

북한이 9일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폐기한다고 밝힘에 따라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일로에 접어들게 됐다. 대북 전단 살포 문제로 시작된 북한의 강경책이 계속될 경우 다음 수순으로 개성 공단 철거와 군사합의 폐기가 거론된다.
 
지난 1월 안개에 쌓인 개성공단의 모습. /박상훈 기자
지난 1월 안개에 쌓인 개성공단의 모습. /박상훈 기자


정부는 전날 오전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연락을 받지 않자 긴장했다가 오후에 다시 연락이 재개되고, 남북 군 통신선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 등을 들어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같은 날 대남사업 부서 사업 총화 회의에서 남북 통신 연락선의 완전 차단·폐기를 지시했다. 통신은 김여정·김영철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며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와전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군사 도발보다 더 엄중하다”며 ‘남북관계 완전 파탄’을 경고했었다. 평양에서 시작된 규탄 시위는 7일 개성에서도 일어났고 북한 전역으로 퍼졌다. 우리 정부를 향한 북한의 말 폭탄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개성에서 열린 군중집회에서는 집회 참석자들이 ‘천추에 용납 못 할 죄악을 저지른 괴뢰패당을 죽탕쳐(짓이겨)버리자!’라고 적힌 붉은 대형 현수막도 들고 나왔다.
 
김여정(왼쪽)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조선일보 DB
김여정(왼쪽)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조선일보 DB


정부에서는 북한의 대남 압박 강도가 거세짐에 따라 김여정이 거론했던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도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북한은 이미 모든 통신선을 끊겠다고 했는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따라 유지되던 군 통신선도 이에 포함된다. 9·19 군사합의 파기의 전조를 보여준 셈이다.

저강도 군사적 도발도 가능하다. 탈북민 단체 등에서 또다시 대북 전단을 날리거나, 해안가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 등을 흘려보내면 북한이 이를 타격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실제 지난 2014년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한 적도 있었다. 당시 우리 지역에 북한군 탄이 넘어와 우리 군이 응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한동안 뜸했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역시 거론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9/20200609005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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