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떳떳하게 대응 못하나"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보내기를 비난하며 중단을 요구하자 우리 정부가 즉각 '대북 전단살포 금지법' 추진에 나선 데 대해 "북한에 마치 순응한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왜 정부가 떳떳하지 못하게 북한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못 하는지 의아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동족이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서로 교류하고 화해하는 것은 해야 하지만, 일방적으로 북한의 요청에 끌려다니는 나라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위상이 국제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압도적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고, 국방 능력도 북한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수혁 주미대사가 최근 "이제는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고 한 것을 두고 "그런 나라가 왜 북한엔 제대로 분명한 얘기를 하지 못하고 북한이 뭐라고 하면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서 국민 자존심에 상처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통합당 하태경·지성호 의원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탈북 단체 인사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코로나 확산을 노리는 반인륜적 처사"라고 한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향해 "탈북 단체를 테러 집단으로 모독했다.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여기가 서울이냐 평양이냐"며 대북 전단을 계속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9/20200609002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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