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전부, 5일 밤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결단코 폐지"
통일부 "오후 예정대로 통화 시도"...軍 통신선 정상 가동

통일부는 북측이 8일 오전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9월 14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북측이 통화 연결 시도에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5일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장 제1부부장의 지시라며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결단코 폐지하겠다"고 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작년 6월 14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통일부 제공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연락사무소는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가 이뤄져 왔다.

여 대변인은 "오늘 오후에도 예정대로 통화를 시도할 예정"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간 통화가 마지막으로 연결된 것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5일 오후 5시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발표한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면서 남측에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와 함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여정 담화가 나온 다음 날인 5일에는 남북 간 연락사무소 통화가 오전·오후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5일 밤 북한 통전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 있는 북남(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통전부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또 "우리도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도 했다. 그 뒤 주말이 지난 8일 북측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와 달리 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은 8일 오전 현재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군사 당국은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두 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하고 있다. 특히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측이 북측에 보내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발송하는 통로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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