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담화' 이후 사흘째 대남 맹공
정부 "판문점선언 이행" 밝히면서 유감 표시는 없어
與 인사들은 "평화뉴딜하자" "남북관계 터닝포인트 온다" 희망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후 북한이 군사 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연일 대남(對南)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4일 김여정 담화를 시작으로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각종 선전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남측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유감의 표시를 하지 않고 있고, 일부 여권 인사들은 한발 더 나아가 평화론을 띄우고 있는 모습이다. 야당은 “북한이 문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거친 언사를 퍼붓는데 우리는 북한만 두둔하고 있는 굴욕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앞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을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은 “쥐새끼” “대갈통” 같은 원색적인 비난의 언어를 담아 우리 측을 비판하는 내용을 싣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북미 선순환 관계 정책에 대해 ‘악순환 관계’라며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는 달나라 타령”이라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아마 남조선 집권자가 북남합의 이후 제일 많이 입에 올린 타령을 꼽으라고 하면 ‘선순환 관계’ 타령일 것”이라며 “성격과 내용에 있어서 판판 다른 북남관계와 조미관계를 억지로 연결시켜놓고 ‘선순환 관계’ 타령을 하는 그 자체가 무지(無知)와 무능(無能)의 극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우리 통일부는 이틀 후인 7일에서야 입장을 내놓고 “정부의 기본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의 강공(强攻)에 대한 유감의 언급은 한줄도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연합뉴스


여권 인사들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평화론’을 외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7일 “대북전단 살포를 막고 평화뉴딜의 길로 가야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며 “이런 시기가 오히려 코로나19를 고리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총선에서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은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다시 극우 탈북자들의 대변인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은 “남북관계 터닝 포인트는 반드시 온다”며 “남북 정상은 다시 만나야 한다. 남북 교류 협력을 재가동하고, 북미협상을 다시 시작하고,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일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김홍걸 의원은 지난 4일 대북 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한 김 제1부부장의 성명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7/20200607007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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