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평양 집회서 낭독하고 간부들도 인용
 
노동신문이 북한 청년들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는 군중집회를 열었다고 7일 보도했다.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 모인 북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주먹을 불끈 쥐고 군중집회를 하는 모습.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마치 '최고지도자의 교시'처럼 사용하고 있다.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가 운영 전반에서 김정은에 이은 2인자의 정치적 지위와 위상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일 평양시 청년공원야회극장에서 열린 전단 살포 관련 '천추에 용납 못할 죄악을 저지른 역적무리들을 죽탕쳐버리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청년학생들의 '항의군중집회'가 열렸다고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집회에서는 먼저 남조선 당국자들의 묵인 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것과 관련하여 발표된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가 낭독되었다"고 한 뒤, "이어 연설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집회에서는 남조선 당국과 '탈북자' 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단죄하는 성토문이 낭독되었다"며 "낭독이 끝나자 인간 쓰레기들과 역적 무리들을 단죄 규탄하며 청년학생들이 터치는 분노와 원쑤 격멸의 함성이 또다시 집회장을 진감하였다"고 했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 6일과 7일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에 접한 각계의 반향'이라는 제목을 달고 북한 고위간부와 주민들의 비난 기고문을 실었다. 이들도 기고문에서 김여정 담화문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일 북한 각계각층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앞서 북한 노동당 통전부 대변인도 지난 5일 전단 살포와 관련한 담화에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총괄한다"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을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여정은 자신의 명의로 지난 3월 3일 청와대의 북한 화력전투훈련 유감 표명을 맹비난하는 첫 번째 담화를 발표했다. 같은 달 22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며, 이에 화답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부 외신들은 김여정이 김정은을 이을 차기 북한 통치자로 꼽으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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