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락사무소. /조선DB
남북연락사무소. /조선DB

북한 통일전선부는 5일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했다.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문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통일전선부는 이날 밤 대변인 담화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전선부는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며 "어차피 날려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통일전선부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 경고한 담화라는 것을 심중히 새겨야 한다"며 "우리도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이내)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탈북민들을 '인간추물' '똥개' 등에 비유했다. 우리 정부 당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훈계하는 메시지도 남겼다. 김여정은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조항을 결코 모른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북남 사이에 적대관계가 아무리 뿌리깊고 동족에 대한 적의가 골수에 차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분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김여정은 "남조선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하여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폐쇄, 개성공단의 완전 철거, 남북군사합의의 파기 등을 언급했었다.

통일전선부는 "남쪽에서 (대북전단 제재)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며 "연속해 이미 시사한 여러 가지 조치들도 따라 세우자고 한다"고 했다.

김여정 담화 직후 청와대와 정부는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하다"며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가칭)' 추진 계획을 밝혔다. 국방부도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담화 이튿날인 5일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5/20200605041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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