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에 "쓰레기", 美폼페이오에 "개나발"
전날은 "친어머니 같이 따뜻해게 해야"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간부들에게 ‘고압적 말투 대신 고운말을 쓰라’며 말투 단속을 나선지 하루 만에 ‘똥개’ ‘쓰레기’ ‘개꿈’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담화에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며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탈북민에 대해서는 ‘쓰레기’ ‘똥개’라는 표현을 쓰며 “글자나 겨우 뜯어볼가말가하는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 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같은날 북한 노동당 국제부도 대변인 담화를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향해 “폼페이오가 다음 세기를 자유민주주의를 본보기로 하는 서방의 세계가 되도록 하겠다는 망발을 늘어놨다”며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우리 사회주의도 어찌해 보겠다는 개나발”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이 서구의 이상과 민주주의, 그리고 가치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폼페이오가 중국 공산당의 령도를 악랄하게 걸고들었다” “승승장구하는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어찌해 보려는 허황된 개꿈을 꾸지 말라”고도 했다.

이같은 막말은 북한이 “고위층 특권의식을 타파하자”며 간부들에게 언어예절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옳은 사업작풍 그 자체가 힘 있는 교양’ 제목의 기사에서 간부의 요건을 들며 “친어머니와도 같이 따뜻하게 대하는 인민적 작풍을 지닌 사람만이 대중의 정신력을 최대로 발동해 (인민을) 혁명과업 수행으로 떠밀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기사에서도 "당 사상사업이 도식과 경직에서 탈피해 친인민적, 친현실적으로 전환돼야 인민의 심장을 틀어잡을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4/20200604015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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