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통해 北간부 교육사업… 美 속도조절 주문에도 잇단 발표
"이러다 韓美공조에 틈 생길라"
 

통일부는 27일 유엔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ESCAP)의 지속가능발전 역량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 490만달러(약 6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의 남북 협력 시도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통일부는 남북 협력 및 대북 지원 사업을 계속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북 지원 사업은 6년간 진행되며 올해는 국제기구를 통해 72만달러(약 9억원)를 지원하게 된다. 북한 간부들에 대한 회계·교육 등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과 향후 남북 간 하나의 시장 구현에 해당 사업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매년 연례 보고서를 받아 기금 집행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이 인도주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고 시급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4·15 총선 압승 이후 정부가 각종 대북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 연설에서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통일부 장·차관은 남북 접경지역을 방문하면서 판문점 견학 재개, 파주 'DMZ 평화의 길' 운영 재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도 최근 시행 10주년을 맞은 '대북 5·24 제재 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며 사실상의 '5·24 조치 해제'를 선언했다. 전날에는 우리 국민의 북한 주민 접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 시각) "남북 협력은 반드시 북한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북한군의 아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에 대해 유엔군 사령부와 한국군의 판단이 엇갈리는 것이 동맹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본지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외교가에선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답변은 국무부가 한·미 간 이견을 드러낼 때 주로 쓰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8/20200528002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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