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지역 북한군 GP의 모습. /조선일보DB
경기 파주 지역 북한군 GP의 모습. /조선일보DB

북한은 21일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우리 군을 조롱에 가깝게 비난했다. “정신·도덕적 타락” “부패” “오합지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국방부는 “북한 매체의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군 안팎에서는 강원도 철원 GP 총격까지 감싸고 돈 국방부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오합지졸의 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예로부터 규율이 없고 무질서한 병졸들 또는 그 무리를 까마귀떼처럼 모인 병졸이란 뜻으로 오합지졸이라고 했다”며 “신통히도 이에 꼭 어울리는 군대 아닌 군대가 바로 남조선군”이라고 했다.

메아리는 “남조선군의 정신·도덕적인 타락과 부패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얼마 전 남조선군에서는 사병들이 내무규정을 어기고 제멋대로 유흥장에 찾아가서 놀아대다가 코로나에 집단적으로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 각계의 경악을 자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상급이 하급을 폭행하는 것이 일상화되다 못해 이제는 사병이 통제가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면담 도중 중대장인 여성 장교를 야전삽으로 폭행했다”며 “사관들이 상관인 신임장교를 성추행하는 등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각종 인권유린 범죄행위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사병은 물론 장교까지 타락할 대로 타락한 것”이라며 “부패한 오합지졸의 무리를 믿고 대비와 응징을 떠들어대는 군부 호전광들이야말로 가소롭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기밀유출 사건을 거론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0여명의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사들이 퇴직하면서 무인무기체계 등 첨단무기개발과 관련한 수십만건의 기밀자료를 빼내가는 사건이 발생하여 군 내부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일어났다”며 “군 내부 고위 장교로부터 일반 사병에 이르기까지 돈벌이를 위한 군사기밀 자료들을 빼돌리는 행위는 오늘날에 비로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매체는 “물고기는 대가리부터 썩어들어간다고 고위층 장교들이 이 모양이니 하층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라며 “돈을 위해서라면 전투물자든 기밀자료든 닥치는 대로 팔아넘겨 제 잇속을 채우는 것이 바로 남조선군의 현 실태”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13일 발생한 해병대 오발 사고까지 비난했다. 당시 KR-6 기관총 손질 도중 실수로 1발이 오발 됐는데 해병대는 매뉴얼에 따라 총기 점검 중 총구를 아래로 향하게 해놔 오발탄이 북한으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강원도 철원 GP 총격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사과·해명은 여전히 하지 않는 상태다.

국방부는 북한 매체의 잇따른 조롱성, 음해성 주장에 대해 “북한 매체의 보도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철원 GP 총격 사건까지 감싸줬는데, 오히려 북한에 조롱만 당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 8일 북한 인민무력성(국방부 격)이 국방일보에 보도된 우리 군 훈련을 비난하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 고위 당국자들을 불러 질책성 회의를 열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1/20200521016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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