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발간 북한인권백서
5·18, 세월호 언급하며 "제 처지나 돌아봐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15일 통일연구원이 매년 발간하는 '북한인권백서 2020'에 대해 "탈북자들의 배설물들을 모은 도발책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남조선집권자가 뒤에서 저런 책이나 만들게 하니 제정신인가"라며 "인권 실상을 논하려면 5·18 희생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나 돌아보라"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매체는 이날 '광대놀음으로 차례질 것은'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 11일 남조선 총리실 산하 '통일연구원' 것들이 우리 공화국의 '인권' 실상을 왜곡하고 중상모독한 모략적인 '북인권백서 2020'을 작성하여 공개하는 놀음을 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민의 존엄과 권리를 최우선시하는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인권의 기본 징표인 자주권도 없는 식민지 하수인, 외세로부터 버러지 취급을 당하는 남조선 당국이 그 누구의 '인권'에 대해 입에 올리는 것이야말로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음)할 노릇"이라고 했다.

매체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며 주제넘게 남에게 삿대질하기 전에 5·18 희생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박힌 원한의 대못도 뽑아주지 못하는 무맥하고 가련한 제 처지와 집안의 한심한 인권실상이나 돌아보고 수치를 느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남조선집권자가 앞에서는 협력을 운운하며 노죽을 부리고 뒤에서는 아랫것들을 시켜 '탈북자' 쓰레기들이 싸지른 배설물들을 모아 도발책자나 만들게 하니 과연 제정신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11일 공개한 '2020년 북한인권백서'에서 "북한에서는 여전히 주민들의 생명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에도 북한에서 자의적 처형이 이뤄지고, 구금 시설에서 폭행과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서엔 2018년 평안남도 평성에서 성경을 소지했단 이유로 2명이 공개 처형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실렸다. 2015년 황해북도 길성포항에서 기독교 전파를 이유로 여성 2명이, 반체제 삐라 유통을 이유로 여성 1명이 공개재판을 받은 후 처형되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백서는 마약 거래와 한국 녹화물 시청·유포 행위,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 행위에 대한 처형 사례가 수집됐다고 밝혔다. 특히 백서는 "주목할 점은 최근 몇 년간 마약 거래행위와 한국 녹화물 시청·유포행위에 대한 사형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백서는 2014년 함경북도 청진시 광장에서 한국 드라마 유포 및 마약 밀매 죄목으로 1명이 공개 총살됐고, 이 장면을 학교에서 동영상으로 봤다는 탈북민의 증언을 소개했다. 양강도 혜산에 거주하다 2018년 탈북한 50대 여성은 "최근 빙두약(마약) 때문에 총살되는 경우가 많으며 공개처형보다는 비공개 처형으로 진행한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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