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1757만달러, 뉴욕멜론 321만달러, 웰스파고 301만달러
웜비어 부모, 美법원서 北으로부터 5억달러 배상 판결 받아
北 자금 추적 중…지난해 北 선박 소유권도 인정 받아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가 2018년 1월 30일(현지 시각) 미국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의 죽음을 언급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은행 세 곳에 북한 자금 2379만달러(약 291억원)이 예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JP모건체이스 1757만달러(약 215억원), 뉴욕멜론 321만달러(약 39억원), 웰스파고 301만달러(약 47억원) 등이다. 이 자금은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석방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대북제재로 동결된 북한 자산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밝혀졌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워싱턴D.C. 연방법원이 11일(현지 시각)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미국의 은행 3곳에 대한 보호명령(protective order)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세 은행이 보유한 북한 관련 자금 2379만달러의 세부 정보는 웜비어의 가족에게 곧 공개될 예정이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2018년 4월 아들이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5억114만달러(약 6147억원)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배상금을 받기 위해 북한 자산에 대한 추적에 나섰고, 지난해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압류해 매각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 은행에 예치된 북한 자금 추적도 그 일환이다.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지난 8일 법원에 보호명령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은행으로 JP모건체이스와 뉴욕멜론, 웰스파고를 지목했다. 요청서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 측 변호인들은 지난 2월 이들 은행들에 북한 관련 자산을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해 동의를 얻어냈다. 은행들은 관련 정보 공개가 고객의 비밀정보를 누설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만큼 법원의 명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웜비어 가족 측이 은행들에 대한 법적 보호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해 이번에 허가를 받은 것이다.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웜비어 가족들이) 북한 정권과 북한의 기관 소유 계좌의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웜비어 가족이 자동적으로 해당 계좌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자금이 이체될 때 제 3자 개입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웜비어 가족은 지난해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압류해 매각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2016년 3월 북한군에 끌려 북한 법정에 나선 오토 웜비어의 모습. /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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