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간 소통 원활하지 않아도 이어지고 있다"
"北, 우리 제안 호응해오지 않아…지속적 대화·설득하겠다"
원고지 31매 연설문에서 남북관계는 단 한 문장
"국정 전반 아닌 당면한 경제 위기 대책에 집중한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은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협력과 관련해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소통이 아주 원활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 나가자"고 말했다. 구체적 예시로는 코로나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방역, 남북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드는 사업, 개별 관광 등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중심에 놓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협력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남과 북도 인간안보에 협력해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고지 31매 분량의 연설문에서 남북관계에 관한 문장은 이 한 문장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으로부터 '오늘 연설에서 남북관계에 딱 한 문장만 말했다. 기존에 제안한 남북 사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등은 여전히 유효한가'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오늘은 취임 3주년 연설이기는 하지만, 국정 전반이 아닌 지금 당면한 여러 경제 위기와 국난 극복을 위한 대책에 집중해 말씀드렸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소통이 아주 원활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소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고, 소통을 통해 남북 간과 북미 간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를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남북은 북미대화를 우선에 놓고 추진했다. 북미 대화가 타결되면 남북간 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장애들이 일거에 다 해결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북미 대화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고, 그것이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래서 이제는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나가자"라며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사업도 있고, 일부 저촉되더라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도 있어서 그런 사업을 함께 해나가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먼저 코로나와 말라리아,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에 대한 방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남북 국민들의 보건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방역에 대한 우선적 협력을 제안했다"며 "안보리 제재에도 저촉되지 않고, 남북민 모두의 보건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철도 연결,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화(化)하는 것, 개별관광, 이산가족 상봉, 실향민들의 고향 방문, 유해 공동발굴 등 기존의 제안은 모두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아직도 북한은 이에 대해 호응해오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우리의 제안이 북한에 의해 받아들여지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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