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무력성 대변인 담화…GP 총격엔 침묵
"적은 역시 적…우리가 가만히 앉아있겠는가"

북한 인민무력성이 지난 6일 진행된 한국 공·해군의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에 대해 “군사 대결의 극치”라며 비난하며 9·19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이라고 8일 주장했다. 지난 3일 북한군이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 총격을 가한 지 닷새 만이다. 북한은 GP 총격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우리 군의 전통문에는 침묵한 채 적반하장 식으로 대남 비난전에 나선 것이다.
 
공군 KC-330 시그너스, F-15K, KF-16. /연합뉴스
공군 KC-330 시그너스, F-15K, KF-16. /연합뉴스



북한 인민무력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공·해군이 북한 서북도서 기습 도발에 대비해 실시한 합동 방어훈련에 대해 “이번 합동연습은 지난 시기 북남(남북) 쌍방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던 조선 서해 최대 열점 지역(서해 북방한계선)의 공중과 해상에서 감행됐다”며 “군사 대결의 극치”라 비난했다. 또한 “모든 것이 2018년 북남 수뇌회담 이전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북한 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 적대 행위를 금지하고 특히 서해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해 온 민족 앞에 확약한 북남 군사 합의에 대한 전면 역행이고 노골적인 배신 행위”라고 했다.

이어 "더욱이 엄중한 것은 남조선 군부가 우리를 '적'으로 지칭하고 이러한 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절대로 스쳐 지날 수 없는 엄중한 도발이며 반드시 우리가 필요한 반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변인은 "적은 역시 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고 뼛속 깊이 새겨주는 기회"라며 "적이 우리를 치자고 공공연히 떠들며 열을 올리는데 우리가 가만히 앉아있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이 언급한 6일 합동 방어 훈련은 공군공중전투사령부와 해군2함대가 함께 서해 상공 작전지역에서 진행했다. 북한 경비정의 영해 침범과 북한 해안포부대의 아군 함정 공격 등의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훈련으로 공군 주요 전력인 F-15K, KF-16, F-4E, FA-50 항공기 20여 대와 2함대 고속정 등이 참가했다.

이번 담화는 북한이 GP 총격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나왔다. 총격 사건 당시 한국 정부도 “군사적 긴장과 충돌 근원이 되는 일제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북측에 항의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유감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북한의 선전 매체 메아리도 GP 총격 다음날인 4일 “남조선 당국은 북침전쟁 준비를 위한 무력증강과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변명할 수 없는 반민족적 죄악’이란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사상 최대의 국방예산을 책정하고 미국으로부터 스텔스전투기 F-35A와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비롯한 첨단군사장비들을 계속 끌어들이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대유행병(코로나) 사태에도 아랑곳없이 남조선·미국 연합공중훈련과 해병대 합동상륙훈련까지 벌여놓았다”고 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마땅히 북남관계를 경색국면에 빠뜨린 데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하며 외세와 작당해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열을 올리는 범죄적 망동부터 걷어치워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8/20200508004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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