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북한군의 우리 GP(감시 소초) 총격이 '우발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든 핵심 근거 중 하나가 북 고사총의 사거리였다. 고사총 유효 사거리가 1.4㎞이기 때문에 1.5~1.9㎞ 떨어진 우리 GP를 의도적으로 공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도발은 유효 사거리 내에서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합참의 국회 보고에는 고사총 유효 사거리가 3㎞로 명시돼 있다. GP를 조준 타격하기 충분한 거리다. 합참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합참은 총격이 발생한 게 북한군의 근무 교대 시간이었다면서 그래서 오발 사고를 냈을 거라는 대리 변명도 했다. 하지만 총격 시간은 오전 7시 41분인데 북한군 GP 교대 시간은 통상 오전 7시라고 한다. 우리 군이 북한군 총기 사거리나 교대 시간을 모를 리 없다. 이 역시 거짓말일 것이다.

합참은 북 총격 직후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 판단하에 경고 방송 및 사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현장 지휘관'은 GP장(중위)이고 북 도발에 대한 최전방 대응 매뉴얼은 '선(先) 조치, 후(後) 보고'라고 이해한 국민이 많았다. 그런데 실제는 GP장이 상급 부대에 선(先) 보고를 하고 사단장 명령을 받아 후(後) 경고 사격을 했다고 한다. 병력 1만을 거느린 사단장이 어떻게 'GP 현장 지휘관'인가.

적진에서 총탄이 날아오면 즉각 대응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야 북의 도발이 억지된다. 그런데 우리 군은 자신들을 향해 총격을 가한 북을 앞장서서 감싸기 바쁘다. 김정은의 심기를 살피는 정부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다. 그걸 위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그 거짓말을 감추느라 또 다른 거짓말을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7/20200507047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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