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신들이 냈던 자료를 의심… '北 오발' 설명하려다 스텝 꼬여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3일 GP(감시소초) 도발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14.5㎜ 기관총(고사총)의 유효 사거리 논란에 빠졌다. 합참은 최초 북한군 도발 총기의 유효 사거리가 남북 간 GP 거리(1.5~1.9㎞)보다 짧다는 점을 근거로 '오발'에 무게를 둔 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를 스스로 뒤엎는 합참의 국회 제출 자료(유효 사거리 3㎞)가 나타나자 논리가 꼬였다.

합참은 이와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이 국회에 제출했던 자료의 근거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 제출 자료에 북한군 14.5㎜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가 3㎞로 적시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평가한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국회에 이와 같은 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은 시인했지만, 당시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근거를 뒤져보겠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해당 화기의 제원은 (대공용일 경우) 최대 사거리가 8㎞, 유효 사거리 1.4㎞로 보고 있다"며 "(사거리 3㎞ 자료는) 어떤 근거로 그렇게 평가됐는지에 대해서 근거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자신들이 제출했던 자료의 진위를 의심하는 합참 반응에 대해 "자가당착"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 국회 제출 자료에 14.5㎜ 고사총의 사거리를 3㎞라고 해놓고 이에 대한 자체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최초 설명이 꼬이자 입장이 옹색해지고 있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도발 사건 대응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8/20200508001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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